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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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KUNWOO

Blue gaze with ventilation 내 주변 모든 것은 불안하고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끝없는 경쟁이 감돈다. 주변을 떠도는 나에겐 가까운 존재를 바라보지도 인식하지도 못한다. 심리적으로 끝없는 불안과 의심이 나에게 공포로 나타났다. 무엇이 불안감을 자라나게 하는 것이고, 어떠한 것이 나를 몰아세우고 있는지 몰랐다. 나는 마치 건축물처럼 굳은 자세처럼 있었고,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자신을 감추고 도망치는 데 집중하였다. 나는 겉으로만 건축물처럼 보일 뿐이었다. 실상은 단단하지도 않고, 웅장하진 않았다.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우키요에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현실에서 보기 힘든 높은 변종파 파도와 묘사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 담기 힘든 파도의 풍경을 담아내는 것은 증폭된 묘사의 표현이다.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는 우연히 포착했을지라도 이에 생각 속 상상의 파도를 끌어냄과 동시에 실제 파도의 특징을 부각하여 상상의 풍경과 혼합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도 이와 같이 실제 파도에서 보는 특징을 부각하여 나의 심리가 내포된 상상 속 파도가 결합되어 표현된다.

난 주변의 모든 것이 선명해도 불안한 시선으로 봐오고, 나의 불안한 심리로 인해 주변의 시선을 외면하고 제멋대로 판단하고 분노하였다. 모든 것이 파도처럼 요동치지만, 분노는 사라지고 후회만이 남았다. 무언가 절망과 후회가 남을 때 나는 바다로 향했다. 파도의 요동침은 가슴이 울렁거리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주변은 조용해졌다. 파도의 소리만이 집중적으로 들려왔다. 정적 속 파도의 소리는 마치 입으로 꺼낼 수 없던 울부짖음과 웃음이 동시에 존재하였다.

나에게 물방울은 가장 아름다운 존재의 집합체이다. 가까이 가면 멀어지고 닿으면 사라진다. 앞선 상황만 일어나지 않을 경우 물방울은 주변을 맴돌며 서서히 없어진다. 오래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인식하고 관망하듯 물방울과의 관계를 유지한다. 물방울이 가장 빛나고 아름다웠던 모습이 그리웠고 기록되길 원했다. 마음속으로 유지되길 바라고 있었고, 사라지길 원치 않았다. 물방울처럼 응축되어 있다가 터지는 순간 사라진다. 물방울은 나란 존재이기도 하고, 내가 바란 가장 아름다웠던 존재이다. 하지만 건드리면 사라질 정도로 약한 존재였다. 그렇기에 지키고 싶었다. 겉도는 만큼 주변이 안정되길 바랐던 것이다.

푸른 풍경이 시선에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풍경은 서서히 나에게 푸른색으로 변화되었다. 불안한 마음은 진정이 되었다. 좀 더 나아가 자연을 향해 걸어갔다. 환기를 위해 바다로 나아갔다. 안정을 받고 싶었다. 그렇기에 풍경을 바라본다.

바다에는 불안한 경쟁이 보이질 않았고 나의 불안한 시선으로도 올곧음과 자유로움이 보였다. 나의 물방울이 있기에 가장 안정적이고 유지될 수 있는 피난처였다. 자유로운 파도를 봐도 고요하고 살며시 흔들리는 풍경을 봐도 푸른색에 의해서 환기되고 이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물방울은 이러한 공간에 조심스럽게 유유히 풍경을 떠돌며 주변을 비춘다. 나란 존재가 푸르고 따뜻하게 스며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