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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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H CHOONGHYUN

집은 가정이고 가족이며 사랑이고 행복이다.
이것은 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인류가 시작될 때부터 지구 어디에서나 집이 가진 동일한 가치이다. 다만 지역이나 환경 그리고 시대에 따라 구조와 재료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보통의 경우 인생 전체를 볼 때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에 비해 짧은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물리적 시간에 불과할 뿐 정신적 안정감은 어떠한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큰 위안의 대상은 가족이고 가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시대가 빠르게 움직이고 다양화 되어가는 동안 사람들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삶의 방식 또한  변화해가고 급기야 다양한 이유로 가정이라는 단단한 울타리가 위협받고 가족이 해체되는 일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사회나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 안전망 또는 복지제도가 채워주지 못하는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안전의 욕구는 가정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전 나는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드로잉하고 그것에 나만의 감성의 옷을 입혀 그림을 그렸던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집을 떠나 여행길에 오르는 일이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신 여행을 통해 내가 깨달은 또 하나는 다시 돌아 올 수 있는 나의 집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었기에 떠나는 것도 행복했고 돌아오는 시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집은 가정이고 가족이고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똑 같은 크기의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집이란 물질로서의 집 이전에 가족이라는 정신적 유기체의 안식처로 본다면 집은 물질이 아닌 정신의 결합체이다.
우리 사회 전체에 이런 정신적 결합체가 사랑과 화평으로 행복하게 유지된다면 분명이 사회는 수많은 범죄가 현격히 줄어들고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의 그림속의 집은 화목한 가정의 상징이며 그 가정에 뿌리를 내린 화려한 꽃은 가족구성원들의 아름다운 소통과 가족애가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표현된 것이다.
꽃이 뿌리를 내린 실제적 공간인 집 안에는 주인공인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거나 포옹을 나누기도 하는 장면들을 동화적으로 배치하고 주변의 사물이나 인물들 역시 각자의 스토리를 가진 등장인물로 조화롭게 존재한다.
나는 나의 그림이 그저 아름다운 조형으로 보여지는 것에 그치기 보다는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순기능으로써 ‘쓰임’의 그림이 되기를 바란다.